계속적인 탁구 시합 참가로 몸이 많이 지쳤다. 어머니 간병을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몇 달 전에 초입만 잠시 걷다가 돌아온 [저도 비치로드]를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을 했다. 중부 지방엔 호우로 물난리가 나서 야단이라고 했는데, 대구는 무더웠고, 저도가 있는 창원시도 일기예보를 보니 흐릴 뿐 비 소식은 없었다.
앞산순환도로, 상화로, 테크노폴리스로(테크노폴리스 [돈가스] 집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으나 시간은 12시 20분 정도였으나 배가 고프지 않아 통과), 다시 달창저수지 옆 도로, 대합면 뒤 도장골길, 그다음 20번 국도 창밀로를 지나다 지니 내비에 [동위저수지]가 눈에 들어왔다(창녕 방향으로 갈 때는 거의 늘 이 길을 탄다). 안내판엔 [백암저수지]로 나와있는 이 소류지는 올초에 한 번 찾았는데, 날이 너무 추워 사진만 몇 장 찍고 떠났다. 여름엔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을 안고 저수지로 이어지는 오르막길로 차를 몰았다.
저수지는 가뭄으로 수량이 준 것인지 아니면 장마철에 대비해 물을 뺀 것인지 수량이 많지 않아서 풍만감이 없었다(이날 찾은 대부분의 저수지들이 그랬다)
임도를 따라 저수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일단 가볍게 한 바퀴 돌기로 하고 제방을 기준으로 우측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합류 지점이 꽤 멀다는 걸 지도로 확인하고는 돌아설까 하는 생각도 했다(날도 무덥고 오르막이 은근히 다리를 힘들게 했다. 이 날은 휴식을 취하기로 한 날인데). 사로 쪽을 보니 사로 위에 다리가 있는 것이 보여 참고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30분 정도 걸렸다. 별다른 풍경은 없었고 합류지점까지는 오르막이라 이런 무더위에는 은근히 힘들었으나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이 길을 걷고 나니 오늘의 목적지로 계획했던 [저도비치로드]에는 닿을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 왔다.
점심도 먹고 너무 무더우니 괜찮은 카페에 들어가 책이나 좀 읽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오가는 가운데 일단 하왕산로에 있는 소류지를 찾았다. 솔터 아파트 앞에 있는 이 연못 수준의 소류지는 따로 이름은 없는 듯했다. 소류지 앞에 있는 다리 소개가 처음엔 그곳에 대한 안내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읽어보니 영산면에 있는 다리에 대한 안내문이었다.
점심은 [창녕석빙고] 옆 [진국명국]에서 양곰탕으로 먹었다. 부모님은 소 부속물 가공업으로 생계를 영위했는데, 바쁠 때는 나도 일손을 도와야 했다. 소의 밥통인 양은 남쪽 지방에서는 바깥에 난 검은 털 같은 것을 긁어낸 다음 요리를 하는데 쉽게 벗겨지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정말로 잘 벗겨지지 않아 애를 먹곤 했다. 약간 질긴 느낌도 있었으나 씹는 식감이 좋아 든든하게 한 끼를 또 건넜다.
(창녕 시내에는 두 개의 국보가 있다. 만옥정 공원에 있는 [진흥왕 척경비]가 그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국보로 지정되었다면, [술정리 동 삼층석탑]은 그 균형미와 빼어난 조각미가 석가탑에 비견될 만한 훌륭한 예술품이다. 이 탑의 조형미는 인근에 있는 보물인 [술정리 서 삼층석탑]과 비교를 해보면 쉽게 드러난다.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정도가 된 걸 보면 그 사이에 창녕과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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