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도답사 일번지
[감상]
거의 30년 전에 나온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의 인기를 끌었고 이제 이 책은 12권까지 나오며 아마도 인문학 서적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당연히 이 1권을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 기억도 없고 또 책에 아무런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읽지 않은 듯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읽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여행과 여행기를 쓰는 것이 현재 내 삶의 중심축이므로, 유홍준의 이 시리즈 중 몇 권은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유홍준의 글이 가진 힘은 그의 해박한 지식과 거침 없는 입담과, 미술사가로서의 안목, 그리고 우리 문화와 국토에 대한 애정 등이 아닐까 한다.
현재 나의 여행은 뚜렷한 목적 의식 없이 우리나라 전역을 떠도는 수준이지만, 내 떠돔이 좀 더 구체성을 띠고 맥락을 지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해 외국의 그것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역사의 자취로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고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유홍준의 대명제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인데, 이 말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말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는 말이다. 처음보는 것처럼 새롭게 보는 것, 선입견으로 포장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것(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이 가지는 중요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유홍준이 우리 문화와 산천에 대해 자신의 총체적인 지식을 동원해 잘 빚어낸 뛰어난 책이다. 나의 글쓰기도 좀 더 발전해 나가기를 염원해 볼 따름이다.
[정리]
책을 펴내면서 - 국토박물관의 길눈이
5)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6)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낄 만큼 보인다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아름다운 월출산과 남도의 봄
24) 아젠펠러 선교사. 배재학당 설립
27) 무위사
33) 유난히도 봄이 일찍 찾아온 금년 3월 28일, 강진땅의 모든 봄꽃이 피어있었다. 산그늘마다 연분홍 진달래가 햇살을 받으며 밝은 광채를 발하고 있었고, 길가엔 개나리가 아직도 노란 꽃을 머금은 채 연둣빛 새순을 피우고 있었다. 무위사 극락보전 뒤 언덕에는 해묵은 동백나무에 선홍빛 동백꽃이 윤기나는 진초록 잎 사이로 점점이 붉은 홍채를 내뿜고, 목이 부러지듯 잔인하게 떨어진 꽃송이들은 풀밭에 누워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진읍 묵은 동네 토담 위로는 키 큰 살구나무에서 하얀 꽃잎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남도의 봄빛이었다.
- 영랑의 슬픔과 다산의 아픔
40) 박인수와 이동원 - 향수/ 플라시도 도밍고와 존 덴버 - 퍼햅스 러브 거의 표절
55) 윤한봉 - 광주민중항쟁의 주모자
- 세상은 어쩌다 이런 상처를 남기고
- 일지암과 땅끝에 서린 얘기들
75) 대흥사
- 내포땅의 사랑과 미움 (상) (하)
100) 맞배지붕, 우진각지붕(함석지붕), 팔작지붕.
126) 개심사 심검당
- 선덕여왕과 삼화령 애기부처
142) 삼화령 애기부처 - 생의사 미륵삼존상 (경주 박물관)
148) 남산불곡 감실부처
150) 마띠에르 효과 matière matter 질감
- 아! 감은사, 감음사 탑이여!
157) 덕동호 - 오른쪽은 벼랑뿐이지만 왼쪽으로는 넓은 저수지 덕동호가 펼쳐진다. 70년대 경주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져 경주일원의 상수원과 농업용수로 기능하며 보문호의 수위를 조절하는 이 덕동호는 높은 산골짜기를 막아 만들었기 때문에 여느 호숫가의 풍경과는 다르다. 호수의 가장자리는 모두 산굽이로 이어져 어디까지 물줄기가 뻗어갔는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서 호수는 무한대로 크기를 확대한 듯하고 평온한 느낌보다는 진중한 무게를 지닌다.
- 동해 낙산사의 영광과 상처
- 하늘 아래, 끝동네
223) 도의선사 - 선불교
236) 유한준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 자연과 인공의 행복한 조화
292) 배롱나무의 진짜 아름다움은 한여름 꽃이 만개할 때이다. 7월이 되면 나무 아래쪽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하여 9월까지 100일간 붉은 빛을 발한다. 그래서 백일홍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저 꽃이 다지면 벼가 익는다고 해서 쌀밥나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배롱나무꽃은 작은 꽃송이가 한데 어울려 포도송이가 거꾸로 선 모양으로 피어나는데 탐스런 송이송이가 윤기나는 가지위로 치솟듯 피어날 때 그 화사한 자태에 취하지 않을 인간이 없다.
본래 화려함에는 으례 번잡스러움이 뒤따르게 마련이건만 배롱나무의 화사함 속에는 오히려 청순하고 정숙한 분위기마저 풍기니 어느 격조 높은 문인화가인들 배롱나무꽃 같은 그림을 그려낸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
303) 명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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