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와 사람이 어떻게 다른가......
프로이트는 초기에는 ego라는 단어와 person이라는 단어를 같은 뜻으로 썼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는 구조적 이론이 나오기 전이고, 초자아나 이드라는 이름은 없었을 때입니다. 그 때의 자아는 그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였습니다. 구조적 이론에서 처럼 마음을 이루는 구조로서의 자아가 아니죠. 그래서 그 때는 소문자 ego, 구조적 이론에서는 대문자 Ego를 썼을 겁니다. (항상 이 규칙을 지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집 읽기 할 때 얼마간 확인해 볼 수 있겠네요.)
이런 점들이 제가 강의계획에 적어 놓았듯이 프로이트를 공부하려면, 그리고 다른 이론을 공부하기 위해서도 용어들이 원래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다가 어떤 개념으로 변해 갔는지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쨌든, 인용해주신 문장에서의 사람은 자아, 즉 구조적 이론에서의 자아를 뜻합니다.
프로이트의 구조적 이론에 의하면 자아는 사람의 마음을 구성하는 세 가지 구조인 초자아, 자아, 이드 중 하나죠. 이 자아가 초자아와 이드, 그리고 외부현실까지를 섬깁니다. 그 세가지의 갈등을 조정하고 결과물로 타협형성 (Compromise Formation)을 만들어내죠.
사람의 모든 생각, 감정, 행동은 이 타협형성의 결과입니다. 자아심리학에서는, 사람 마음에서 생기는 어느 것에도 이 세가지 구조가 관여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세 주인을 섬기면서 죽을 고생^^을 하는 건 자아입니다. 갈등 조정에 있어서 중요한 자아의 기능은 방어구요.
그리고, 아시는 바와 같이 방어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따라서, 사람 (또는 의식이라고 해두죠) 은 전혀 모르고 있는 동안 자아가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우리가 실제 느낄 수 있는 건 그 최종 결과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너무 흉칙한 것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현실은 무질서하고 흉칙한 게 사실이지만, 우리의 자아가 우리도 모르는 새, 방어라는 기전을 통해서 흉칙함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무질서에서도 의미를 찾아냅니다.
똑똑하고 빠릿빠릿한 자아 하나를 길러 두셨으면^^ 자아가 만들어 바치는 것을 즐기면 됩니다.
물론, 너무 낙관적인 시각이겠죠. 자아가 해야 하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고, 그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자아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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