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시 및 감상/최승자

최승자 - 시인

by 길철현 2023. 7. 9.

시인은 여전히 컹컹거린다.

그는 시간의 가시뼈를 잘못 삼켰다.

 

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의 뼈를

그러나 시인은 삼켰고

그리고 잘못 삼켰다.

 

이 피곤한 컹컹거림을 멈추게 해다오.

이 대열에서 벗어나게 해다오.

 

내 심장에서 고요히,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잇는 것을

나는 누워 

비디오로 보고 싶다.

 

그리고 폐광처럼 깊은 잠을 

꾸고 싶다. 

 

[즐거운 일기]. 문지. 1984(40)

'한국시 및 감상 > 최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승자 - Y를 위하여  (0) 2023.07.09
최승자 - 문명  (0) 2023.07.09
최승자 - 얼마나 오랫동안  (0) 2023.07.09
최승자 - 말 못 할 사랑은 떠나가고  (0) 2023.07.09
최승자 - 나는 육십 년간  (0) 2023.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