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시골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회를 건설했다
신은 망했다
인간도 덩달아 망했다
* 모처럼 서울에 들렀는데 교통 체증으로 옴쭉달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때 계시처럼 이 시가 떠올랐다. 물론 앞의 세 줄은 이갑수의 통렬한 시 '신은 망했다'이다. 이갑수는 그 시의 첫 두 행을 윌리엄 쿠퍼(William Cowper)의 '신은 시골을 만들었다'('God Made the Country')에서 가져왔는데, 흥미롭게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이 구절을 "성문종합영어" 독해에서(기억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접했다가 그 출처를 잊어버렸거나 속담 같은 것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간에 그는 출처를 빠트렸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한 줄도 빠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