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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들·용어

아리스토텔레스 - 사유 그 자체에 대한 사유

by 길철현 2023. 7. 20.

사유 그 자체에 대한 사유는 바로 최선의 것 자체에 대한 사유요, 가장 사유다운 사유는 가장 좋은 것에 대한 사유이다. nous(주- 정신, 특히 이성, 지성, 오성)는 사유 대상에의 관여로 해서 자기 자신을 사유한다. 왜냐하면 nous는 사유 대상에 접촉하게 되고 사유하게 됨으로써 그 자신이 사유 대상으로 되어, 결국 nous와 사유 대상이 동일한 것으로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유 대상 및 그것의 본질(ousia)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nous이므로, 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의 nous는 현실태에 있어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보다는 현실태에 있어서의 활동이 곧 nous가 지닌 신적인 요소이니, 관상(觀想)이야말로 가장 즐겁고 가장 훌륭한 것이다. 만일에 신이 우리들이 이따금 갖게 되는 이러한 훌륭한 상태에 언제나 있는 것이라면, 이는 경탄스러운 일이다. 그런게 아니라, 만일에 신이 우리들이 이따금 처하는 것보다도 한결 나은 상태에 언제나 있다면, 이는 한결 더 경탄스러운 일이다. 신은 바로 이런 상태에 있다. 그에게도 물론 삶이 있다. 왜냐하면 nous의 활동태는 삶이거니와 신은 바로 그런 활동태이기 때문이다. 신의 그 자체에 따른 활동태는 최선의 영원한 삶이다. 신은 영원하며 최선의 생자(生子)요, 따라서 그에게는 지속적이며 영원한 삶과 세월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XII. 7. 여기서는 박종현. "희랍사상의 이해". 종로서적. 98에서 재인용. (라틴어 설명 뺌)

 

(이어짐) 그의 활동은 사유이겠는데, 그가 사유하는 바의 대상이 자기 자시보다 못하다고 한다면, 결국 그도 나빠질 수밖에 없으므로, "그는 자기 자신을 사유할 뿐이요, 과연 사신이 가장 빼어난 자라면, 그의 사유는 사유의 사유이다."(XII. 9) 그에게 있어서는 사유와 사유되는 대상이 하나이다. 이렇게 해서 신의 활동을 밝힌 다음, 이 신이 우주 전체에 대해서 가지는 관계를 밝힌다. 그에 의하면, "우주에 있어서의 모든 것들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조직되어 있다."(XII. 10) 다시 말하면, 모든 것들은 제나름으로 전체를 위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는데, 우주의 본성 내지 성향이 이러한 것은 바로 이 질서 부여자로서의 신, 즉 근원적으로 운동하게 하는 자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우주의 통치자는 하나일 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