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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시의 특장점

by 길철현 2023. 8. 3.

일단 시는  짧다
글자수도  얼마 안  된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한 편 넘게 순삭할 수  있다
거기다 다행스럽게도
기다리던 버스나 지하철을
놓쳐버릴 정도로
끝내  주게  재미있지도  않다
또 똥을 누는 동안에도
한 편을 끝낼 수 있으며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인은
시집 전체를 소화할 수도  있다
그 뿐  아니라
개나 소는 어렵겠지만
그대가 인이라면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스쳐가는 생각을 낚아 채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시와 같은 시를
구상해 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는 굳이 이해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노래를 듣듯
그림을 보듯
시인의 활자화된 목소리를
그냥  김상하면 된다
아 김상이 아니고 감상
그래, 정신은 좀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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