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리 공원에 들어서고 얼마 안 되어 로열 가든 카페 옆을 지나다 보니 푸드트럭에서 미국식 핫도그를 팔았다. 가격도 5천 원 정도로 괜찮아서 하나 사 먹으려다가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공원을 한 바퀴 가까이 돌고 나니 허기가 몰려왔다. 이때 시각이 11시경, 캔커피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당연했다. 근처 식당에라도 갈까 하는 마음으로 출구를 찾는데 공원 왼편 약간 언덕진 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려오고 있어서 일단 그쪽으로 향했다. 넓은 공터에서는 무슨 행사를 하는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모여 있었고, 한쪽에서는 소규모 공연도 하고 있었다. 꼬치를 비롯하여 각종 먹거리도 팔고 있었으나 정작 밥 종류는 없었다(내가 들렀던 이곳은 산노마루 광장으로 예전엔 후쿠오카 성의 부대시설이 있던 곳이었다).
가까운 곳에 출구가 있을 듯하지 않아 다시 오호리 공원쪽으로 돌아내려왔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미술관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잠시 들어가 보았다. 기획전으로 거대로봇전시회를 하고 있었는데, 관람 비용이 상당히 비쌌다. 2만 원에 가까웠던 듯한데 사실 비싸지 않더라도 볼 마음은 없었다. 상설 전시장도 입장료를 받고 있어서 패스(대체로 무료인 우리의 공공시설들과는 달리 일본은 거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대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도로 오른쪽에 무슨 큰 행사라도 있는 듯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길을 건너 그쪽으로 향했다. 입구 오른쪽에 '복강현호국신사'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약간 께름직하긴 했으나 사람들에 이끌려 공사중인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만큼 이곳에는 푸드트럭도 여럿 있어서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었다. 부담이 없는 닭고기 덮밥을 시켰더니 번호표를 나누어주었다. 21번. 이찌니산시고로쿠시찌하찌, 8까지는 대충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깜깜했다. 내 차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노심초사 했으나 사람들이 밥을 받을 때 번호표를 내밀었기 때문에 눈으로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니쥬이찌반, 이라고 했던가? 무사히 밥을 받아든 다음 구석으로 가서 허기를 달랬다. 맛은 무난했으나 양이 좀 적은 것이 아쉬웠다.
이날 행사의 취지는 사람들이 입은 붉은 색 티에 적힌 'End Polio Now' (소아마비 퇴치)로 짐작할 수 있었다.
신사에서 나와 다시 눈길, 발길이 이끄는 대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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