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네바시(안경다리)를 건너 골목길을 빠져나오자 길 건너편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불을 환하게 밝힌 아케이드가 보여 그쪽으로 향했다(나중에 보니 이곳이 나가사키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간코도리[觀光通り관광통리]였다).
오래되고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으나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큰 흥미를 주지 못했다. 도심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한 시간 이상을 걸어다녔더니 다리도 좀 피곤해 하고, 배도 고팠다. 이 아케이드를 지나는 중간에 부담이 없어 보이는 식당을 한 군데 찜해 두고는 좀 더 구경을 이어나갔다.
패키지 관광이 아닌 자유여행을 할 때는 가성비 좋은 숙소와 식당을 찾는 것이 난제 중의 하나이다. 호텔 사진을 자꾸 찍게 되는 것은 호텔 건물들이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저곳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은연 중에 작용하는 듯하다.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해 다시 간코도리로 돌아와 조금 전에 찜해 둔 2층의 식당으로 가려고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아케이드 거의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보니 이번에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버섯파스타에다 생맥주를 곁들어 먹었는데, 짠 맛이 너무 강했다(반찬 먹을 필요가 없게?). 다 먹고 난 뒤에도 양이 차지 않아 근처에 있는 KFC에 들렀다. 마침 세 조각짜리를 할인판매하고 있어서 포장주문을 했다. 어린 여자 알바생이 뭐라뭐라 말하고 난 또 멍하니 있고. 그러다가 Here, or to go?라고 영어로 정확하게 말했던가? 어쨌거나 주문은 무사히 끝났는데 나중에 받다가 떨어트릴 뻔하기도 했다.
많이 돌아다닌 듯하여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 하다가 바다가 보여 그쪽으로 가보았다.
부두를 따라 식당과 술집들이 이어져 있었다. 혼자 편안하게 술 한 잔 할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저녁을 먹은 시간을 빼고도 한 시간 반 넘게 돌아다녔고 저녁도 깊어 호텔로 향했다.
호텔로 돌아와 역시나 짠 KFC 치킨을 안주 삼아 맥주를 한 캔 더 마셨다(짠 맛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할 듯). 이때 쯤 규슈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운전에 대한 부담이 있더라도 렌트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전에 아침 일찍 평화공원은 한 번 들러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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