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일본 규슈 여행

일본 규슈, 나 홀로 6박 7일(11) - 나가사키 시내 여기저기 2(20231028)

by 길철현 2023. 12. 11.

메가네바시(안경다리)를 건너 골목길을 빠져나오자 길 건너편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불을 환하게 밝힌 아케이드가 보여 그쪽으로 향했다(나중에 보니 이곳이 나가사키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간코도리[觀光通り관광통리]였다). 

하만마치(浜んまち)냐 하마마치( 浜町, 병정)냐? 아니면 하마노마치(浜 の まち)냐? 세 가지 표기가 다 보인다. 마치( 町 정)는 보통 기초자치단체의 일종을 의미하는데, 시에서는 우리나라의 동의 개념과 비슷하게 사용된다.
1892년에 개점을 했으니 올해로 131년 된 노포.

 

오래되고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으나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큰 흥미를 주지 못했다. 도심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한 시간 이상을 걸어다녔더니 다리도 좀 피곤해 하고, 배도 고팠다. 이 아케이드를 지나는 중간에 부담이 없어 보이는 식당을 한 군데 찜해 두고는 좀 더 구경을 이어나갔다. 

마린 월드(Marine World) 호텔

 

패키지 관광이 아닌 자유여행을 할 때는 가성비 좋은 숙소와 식당을 찾는 것이 난제 중의 하나이다. 호텔 사진을 자꾸 찍게 되는 것은 호텔 건물들이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저곳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은연 중에 작용하는 듯하다. 

암비에라라는 작은 2층 무인 호텔
혼다라케( ほんだらけ) 중고서점. 헌책방이 반가워 들어가보려다가 그냥 돌아섰다.
왼쪽의 기모노는 198,000엔으로 엄청 고가다.
일본 다이소.
이 호텔은 지어진지 얼마 안 되었는지 아주 깔끔했다.
중앙교 사거리
스키야(すき家). 김밥천국 느낌이 나는 곳이라 들어가볼까 하다가 그래도 좀 더 맛있는 곳에서 먹고 싶어서 패스. 며칠 뒤 가고시마 현 이사( 伊佐) 시의 스키야에서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다(스키야는 덮밥과 카레가 주 메뉴인 전국적 체인점).
중고의류 등을 파는 곳도 있었다.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해 다시 간코도리로 돌아와 조금 전에 찜해 둔 2층의 식당으로 가려고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아케이드 거의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보니 이번에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버섯파스타에다 생맥주를 곁들어 먹었는데, 짠 맛이 너무 강했다(반찬 먹을 필요가 없게?). 다 먹고 난 뒤에도 양이 차지 않아 근처에 있는 KFC에 들렀다. 마침 세 조각짜리를 할인판매하고 있어서 포장주문을 했다. 어린 여자 알바생이 뭐라뭐라 말하고 난 또 멍하니 있고. 그러다가 Here, or to go?라고 영어로 정확하게 말했던가? 어쨌거나 주문은 무사히 끝났는데 나중에 받다가 떨어트릴 뻔하기도 했다.  

월극(月極  つ き ぎ め 쯔키키메)이라는 한자가 자주 보여 사진을 찍어두었다. 월정액을 가리키는 듯한데 극이라는 한자를 쓴 것이 흥미로웠다. 인터넷 설명을 보니 극이라는 한자에 약속의 의미가 있어서 주로 주차장 계약의 경우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곳은 바이크 용 주차장인데 지금은 만차.
유메타운( ゆめタウン). 대형 쇼핑몰 체인.

 

많이 돌아다닌 듯하여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 하다가 바다가 보여 그쪽으로 가보았다.

 

멀리보이는 다리는 메가미 대교( 女神大橋)
식당 이름이 눈에 쏙 들어오는 나가사키 항( 長崎港 장기항)이다.

 

부두를 따라 식당과 술집들이 이어져 있었다. 혼자 편안하게 술 한 잔 할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멀리 산 위의 불빛은 나가사키 시와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나사야마 전망대(稲佐山山頂展望台).
인터넷, 나가사키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다. 어디서 봐야하는 것인지도 몰랐고 굳이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곳이 데지마( 出島) 부두임을 알리는 큰 영어 안내판.
제일 끝에 위치한 Attic이라는 식당에는 외국인이 많이 보였다.

 

저녁을 먹은 시간을 빼고도 한 시간 반 넘게 돌아다녔고 저녁도 깊어 호텔로 향했다. 

중앙의 둥근 건물은 나가사키 항 터미널
일본 사람들은 자국 정치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하다고 하던데.

 

호텔로 돌아와 역시나 짠 KFC 치킨을 안주 삼아 맥주를 한 캔 더 마셨다(짠 맛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할 듯). 이때 쯤 규슈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운전에 대한 부담이 있더라도 렌트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전에 아침 일찍 평화공원은 한 번 들러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