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규의 시를 읽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난해하지 않고 쉽게 다가오는 부분(김주연은 '생활을 하듯 그대로 시를 쓰고 있을 뿐'이라고 했고, 김우창은 '명징성'이라고 한 단어로 정확히 짚었다)을 지적하는 것에서 출발해서, 그의 시의 지향점과 특징을 마지막 부분에서 잘 요약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과 동기라서 서로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범속한 트임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정직성과 시점을 획득하면서 기계와 도시와 정치에 의해 왜소해질 대로 왜소해지고, 무력해질 대로 무력해진 현실을 부닫히 비판하는 그의 겸허한 자기 확인이 그에게 영원히 붙잡히지 않는 삶과 시의 이상적 존재 양태를 환기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103)
(발췌)
- 현실과 정직성에 대하여
91) 김광규의 시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 . 허망한 말의 기술로부터 나 자신 생활 속의 말로 돌아온다는 것을 우선 뜻한다.
- 그가 하고 있는 것은 시를, 마치 생활을 하듯 그대로 시를 쓰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그의 시의 말들은 그의 생활이며, 생활의 숨 소리가 곧 시가 된다.
- 시적 대상의 시적 자아화
97) 확실히 데뷰 시절 그의 세계는 작아질 대로 작아져 싱싱한 힘이라고는 찾을 길이 없어 보이는 현대인의 모습 묘사에 지배되고 있다.
- 죽음 혹은 범속한 트임
102) 그는 확실히 지난 시대(50,50년대)의 시 작품들에 있어서 폐해로 지적되던 현상들을 처음부터 아예 보여 주지 않고, 비교적 단순한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
103) '어린 게의 죽음' 분석
104) 죽음의 현실을 눈과 귀로만 보고 듣던 시인이 이제 <길바닥에 터져 죽음>으로써 관찰자의 한가닥 허위 의식을 벗어던지고 대상의 차원에서 시인의 자기 동일성을 획득한 것이다. 현실을 죽음으로 계속해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억압에서 해방된 것이다.
107) 범속한 트임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정직성과 시점을 획득하면서 기계와 도시와 정치에 의해 왜소해질 대로 왜소해지고, 무력해질 대로 무력해진 현실을 부닫히 비판하는 그의 겸허한 자기 확인이 그에게 영원히 붙잡히지 않는 삶과 시의 이상적 존재 양태를 환기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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