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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일본 규슈 여행

일본 규슈, 나 홀로 6박 7일(25) - 유후인 : 야마시타 저수지(20231030)

by 길철현 2024. 2. 2.

긴린코 호수를 내비에 입력하니 40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하지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싫어서 반대방향으로 갔더니 내비는 다른 길을 안내해 주었고, 그곳으로 가도 10여분 정도밖에 더 걸리지 않는 걸로 나왔다.

11번 현도를 따라 긴린코로.

 

차량 통행이 별로 없는 언덕길을 내려가는 중에 내비에 저수지가 두 개 떴다. 저수지 덕후인 나로서는 관광지가 아닌 이런 저수지도 한 번 찾아보고 싶었으나, 도로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좀 더 내려가다가 한 번 들러보지 않으면 후회가 많이 남을 것 같아 차를 돌려 조심스럽게 저수지로 이어지는 소로로 들어가 보았다. 도로 상태는 우려와는 달리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삼나무 종류로 보이는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저수지는 신비감을 불러일으켰다. 거기다 물도 아주 맑은 듯했다. 조금 더 나아가니 제방이 보여 빈 공간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 보았다.  

구글
구글. 왼쪽의 빈 공간에 주차를 하고 제방에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제방에서 본 저수지는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그냥 평범한 저수지에 지나지 않았다.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나무 사이로 본 저수지는 꽤 커 보였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로 저수지 둘레로 난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았다. (제방에서는 저수지의 일부만 보였다.)

제방 윗부분
산하호 로지. 무슨 시설인가 궁금했는데 이런 외진 곳에 뜻밖에도 숙박시설이다.

 

좀 더 나아가니 들어올 때 얼핏설핏 보았던 저수지의 풍광이 펼쳐졌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에 보았던 대로 규모가 꽤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길과 저수지 사이의 나무들 때문에 저수지를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차를 세워 두고 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을 살펴보았으나 길과 저수지 사이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잡풀과 관목들로 한 발짝을 내딛기도 어려웠다. 

 

바로 코 앞에 있는데도 내려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으나, 이 저수지는 산속 깊은 곳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한 그런 저수지로 내게는 남을 듯했다. 

 

야마시타 저수지(山下池).

 

상류쪽은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한낮인데도 어둑어둑해서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 렌터카에 생채기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한 바퀴를 돌아 빠져나왔다. 나오는 길에 옆에 있는 작은 저수지도 들러볼까 하는 생각을 애써 누르며 긴린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