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린코 호수를 내비에 입력하니 40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하지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싫어서 반대방향으로 갔더니 내비는 다른 길을 안내해 주었고, 그곳으로 가도 10여분 정도밖에 더 걸리지 않는 걸로 나왔다.
차량 통행이 별로 없는 언덕길을 내려가는 중에 내비에 저수지가 두 개 떴다. 저수지 덕후인 나로서는 관광지가 아닌 이런 저수지도 한 번 찾아보고 싶었으나, 도로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좀 더 내려가다가 한 번 들러보지 않으면 후회가 많이 남을 것 같아 차를 돌려 조심스럽게 저수지로 이어지는 소로로 들어가 보았다. 도로 상태는 우려와는 달리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삼나무 종류로 보이는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저수지는 신비감을 불러일으켰다. 거기다 물도 아주 맑은 듯했다. 조금 더 나아가니 제방이 보여 빈 공간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제방에서 본 저수지는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그냥 평범한 저수지에 지나지 않았다.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나무 사이로 본 저수지는 꽤 커 보였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로 저수지 둘레로 난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았다. (제방에서는 저수지의 일부만 보였다.)
좀 더 나아가니 들어올 때 얼핏설핏 보았던 저수지의 풍광이 펼쳐졌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에 보았던 대로 규모가 꽤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길과 저수지 사이의 나무들 때문에 저수지를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차를 세워 두고 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을 살펴보았으나 길과 저수지 사이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잡풀과 관목들로 한 발짝을 내딛기도 어려웠다.
바로 코 앞에 있는데도 내려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으나, 이 저수지는 산속 깊은 곳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한 그런 저수지로 내게는 남을 듯했다.
야마시타 저수지(山下池).
상류쪽은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한낮인데도 어둑어둑해서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 렌터카에 생채기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한 바퀴를 돌아 빠져나왔다. 나오는 길에 옆에 있는 작은 저수지도 들러볼까 하는 생각을 애써 누르며 긴린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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