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시타 저수지에서 20분 정도 달려가자 긴린코(金鱗湖 금린호) 호수가 있는 유후인(湯布院 탕포원 由布院 유포원. 놀랍게도 湯과 由 두 개의 한자가 다 허용된다) 시내로 들어섰다. 규슈 지역은 온천이 없는 곳이 없는 듯했지만, 이곳 또한 인근의 벳푸와 함께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코코노에 현수교에 갔을 때처럼 이곳에서도 앞에 높이 솟아오른 산이 먼저 내 시선을 끌었다. 특히 오른쪽의 한 봉우리는 나무 한 그루 없이 푸른빛을 띠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이 산은 유후다케[由布岳 유포악]로 해발 1583.3m의 화산이다. 정상엔 동봉과 서봉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서봉이 1m 정도 더 높다. 이 산 또한 아소구주국립공원에 속한다.)
우회전해서 긴린코 호수로 가는 길로 들어가자 좁은 도로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이곳에서 무료 주차 공간을 찾는다는 건 난제 중의 난제일 거라는 직감이 들어, 바로 앞에 있는 유료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차를 주차하고 보니 내 옆의 차도 나와 똑같은 니산 마치에다 색상 또한 은색으로 똑같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는데 카메라의 초점이 맞지 않아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하다. 킨린코 호수를 반 정도 돌 때까지 그런 상태였다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자동초점에서 수동초점으로 간 듯한데, 그런 기억이 없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고 말았다.)
5분 정도 사람들을 따라 걸어 들어가 긴린코 호수에 도달했다. 여행기 앞에서도 말했듯 이곳은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과 함께 내가 규슈를 찾기로 했을 때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점찍어둔 곳이었다. 거기다 이 호수는 내가 갖고 있는 규슈 안내 책자의 표지 사진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어서 저수지 덕후인 나로서는 더더욱 놓칠 수 없었다. 호수로 유입되는 온천물로 인해 가을이나 겨울 아침에는 물안개가 피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하는데, 내가 찾은 시각은 오후 4시. 하지만 물안개를 보러 하루를 더 머물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금빛 비늘을 뜻하는 호수의 이름은 1884년 유학자인 쿠소 모리가 석양에 유영하는 물고기의 비늘이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 지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굉장히 유서 깊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수의 규모는 작았으나 물안개가 아니어도 주위 집이나 나무, 산과 잘 어울려 멋진 풍광을 자아냈다. 나는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면서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저수지 위쪽은 둘레길이 따로 없어서 마을길을 따라 걸어야 했다.
호수 위쪽의 길을 좀 걸어가니 호수의 주인처럼 자리하고 있는 큰 건물에 도착했다. 이 건물에는 식당과 작은 펜션형 호텔이 있는데, 호수를 바로 조망할 수 있어서 인기가 있다.
이 건물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자 텐소(天祖 천조) 신사가 있었다.
규모가 작아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돌았음에도 호수 자체를 도는데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돌아 나오는 길에 노점에서 좀 출출하기도 해 큼직한 게맛살을 400엔을 주고 구매했는데 별로 맛이 없었다. 유후다케를 다시 한번 카메라에 담고 다시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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