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력
김광규
TV 드라마는 말할 나위도 없고
꾸며낸 이야기가 모두 싫어졌다
억지로 만든 유행가처럼 뻔한
거짓마을 늘어놓는 글도 넌더리가 난다
차라리 골목길을 가득 채운
꼬마들의 시끄러운 다툼질과
철새들의 지저귐 또는
한밤중 개짖는 소리가 마음에 든다
가장 정직한 것은 벽에 걸린 달력이고
김광규. "아니리". 문지. 1990.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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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명쾌하다. 마지막 행 '가장 정직한 것은 벽에 걸린 달력이고'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시적 언어는 어때야 하는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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