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4
김광규
세상 돌아가는 꼴
입맛 써서 못 보겠네
쓸 만한 인물들 모두 죽었고
똑똑한 사람들 눈치만 밝아지고
못된 놈들 내노라 하고 설쳐대니
어디 마음 나눌 친구 한명 있나
세상이 바뀌든가 아니면
보기 싫은 것들 몽땅 사라지든가
하기를 오랫동안 바라왔지
그러나 달라진 것 하나도 없고
이제는 온 세상 모든 사람이 오히려 나를
못마땅히 여겨 손가락질한다니
바뀌든가 아니면
사라지든가
해야 할 사람이 바로 나란 말인가
김광규. "아니리". 문지. 1990.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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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에 대한 탄식과 그러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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