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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김광규

김광규 - 초록색 속도

by 길철현 2024. 8. 30.

초록색 속도

                            김광규

 

이른 봄 어느 날인가

소리 없이 새싹 돋아나고

산수유 노란 꽃 움트고

목련 꽃망울 부풀며

연록색 샘물이 솟아오릅니다

까닭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며

갑자기 바빠집니다

단숨에 온 땅을 물들이는

이 초록색 속도

빛보다도 빠르지 않습니까

 

김광규. [처음 만나던 때]. 문지. 2003. 23.

 

- 봄이 찾아와 온 산이 연두색으로 물들었다가 금새 진초록으로 바뀌는 광경은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탈바꿈을 한 겨울산의 모습과 함께 언제나 경이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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