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속도
김광규
이른 봄 어느 날인가
소리 없이 새싹 돋아나고
산수유 노란 꽃 움트고
목련 꽃망울 부풀며
연록색 샘물이 솟아오릅니다
까닭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며
갑자기 바빠집니다
단숨에 온 땅을 물들이는
이 초록색 속도
빛보다도 빠르지 않습니까
김광규. [처음 만나던 때]. 문지. 2003. 23.
- 봄이 찾아와 온 산이 연두색으로 물들었다가 금새 진초록으로 바뀌는 광경은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탈바꿈을 한 겨울산의 모습과 함께 언제나 경이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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