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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김광규

김광규 - 나 홀로 집에

by 길철현 2024. 9. 4.

나 홀로 집에

                          김 광규

 

복실이가 뒷다리로 일어서서

창틀에 앞발 올려놓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집 안이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보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덕분에

밀린 글쓰기에 한동안 골몰하다가

무슨 기척이 있어

밖으로 눈을 돌리니

밤하늘에 높이 떠오른

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본다

모두들 떠나가고

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

혼자는 아닌 셈이다

 

김광규. [하루 또 하루]. 문지. 2011. 17

 

- 가족들 모두 어디론가 떠나 혼자인 듯하지만 복실이며, 보름달이며 교감할 대상이 있으니 혼자는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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