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김광규
7월의 오후 골목길
어디선가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서투르게 흉내 내는
바이올린 소리
누군가 내 머리를 살짝 건드린다
담 너머 대추나무를 기어올라가면서
나를 돌아다보는
능소화의
주황색 손길
어른을 쳐다보는 아기의
무구한 눈길 같은
김광규. [하루 또 하루]. 문지. 2011. 16.
- 조용히 화자를 건드리는 능소화. 김광규의 '능소화'는 한 세계가 시끄럽게 창조되고 있는 김선우의 '능소화'와 잘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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