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조약돌
김광규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들
하나둘 모인 자리에 저절로
돌무덤 하나 생겨났네
그 위에 행인들의 소박한 염원
쌓이고 쌓여 볼품없게 삐죽 솟은
돌탑 하나되었네
그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올려놓은
조약돌 한 개
언덕길 올라갈 때 눈에 띈
그 동그란 머릿돌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길바닥에 떨어져
오가는 발길에 차이고 있네
길가의 돌탑 꼭대기라 해도
정상에 머물기는 쉽지 않은 듯
수많은 바탕돌 모두 제자리에
그대로 널려 있는데
김광규. [오른손이 아픈 날]. 문지. 2016. 22
'한국시 및 감상 > 김광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광규 - 빗소리 (0) | 2024.09.26 |
---|---|
김광규 - 누렁이 (3) | 2024.09.11 |
김광규 - 어둡기 전에 (2) | 2024.09.06 |
김광규 - 치매환자 돌보기 (0) | 2024.09.06 |
김광규 - 생사 (0) | 2024.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