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에 유행한
아르 루보 아르 데코는
감히 명함도 내밀 수 없는
21세기 최첨단 사찰
벽면을 휘황찬란하게 장식한
부처님도 화들짝 놀랄
무수한 금동 불상들
사찰 마당 한 구석에
날 선 도끼를 용케 피한 채
수백 년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기골이 장대한 소나무 한 그루
사찰이 들어설 꿈도 꾸기 전부터
첫 삽을 뜨고
건물이 완성되고
금칠을 한 불상들이 자리하는 걸
모두 목도한 소나무 한 그루
입이 건지러울 듯한 소나무 한 그루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상 옆에서 (0) | 2025.01.10 |
---|---|
침묵의 소리 (0) | 2025.01.08 |
탁구의 길 19 -- 탁구냐 여행이냐 (2) | 2025.01.01 |
도깨비풀 (2) | 2024.12.29 |
동지사 대학 정지용 * 윤동주 시비 앞에서 (0) | 2024.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