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버젓한 시인이 된 선배가
서른 중반의 나이에
대학 문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글로 어떡하자는 거냐
금시라도 내 시를 쓰레기통에 쑤셔박을 듯
질타했다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을 줄 밖에 몰랐던 나는
바보처럼 울고만 있었다
25년의 시간도 사람을 바꾸기엔 짧은가
유명 시인이 된 선배가
뜬금없이 시는 니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야
모르니까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거야
묻지도 않았는데 씨부렁거리고 있었다
이제 맞을 만큼 맞았는가
25년 동안 갈아온 칼을 꺼내
야이 거만한 똥대가리 같은 새끼야에서 시작해서
내가 아는 육두문자를 총동원해
해묵은 원한을 풀어내었다
아뿔사,
약삭 빠른 새끼가 전화를 오래 전에 끊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