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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

장박원(85) -- 자화상

by 길철현 2025. 3. 24.

 

잠 못 이루는 꽃잎

바람이 불매 뒤척이다

피멍 든 하늘 가운데 

서성이다가

 

폐부가 찢겨졌다.

끓던 혈류가 멈추고

석상처럼 눈감는다.

골수에 묻혀진 분노의 

가녀린 살덩이

 

우주와 단절된 하나의

소우주. 원심의 

끝닿은 데 없는 기다림

눈감고 사랑하는 맹목

 

석양 향해 고즈넉이 서서

탄생과 죽음이 섞갈려 부는

심장의 고동 소릴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