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떠가는 산을 바라보면
떠나 버린 사람이 생각난다.
희뿌연한 구름 사이로
두 산이 서로 겹쳐져
앞서 떠났던 그와
뒤따르는 나의 모습처럼
슬프게 서있다.
그날의 모든 사연은
한낱 허전한 메아리
이란
환상에 움직였던
순간 순간의 사랑만한 열별.
모두가 삶을 뚫고 지나는
시간 속에서
서리 내린 겨울 창의 촉감처럼
시리도록 차가워지리니
다시 겹쳐진 산,
젖은 구름 사이로 지나는
두 봉우리 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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