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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

[내재율 제3집] 김정식(86) -- 하강

by 길철현 2024. 12. 11.

하강

               김정식(86)

 

시간이 불어와

툭툭 떨어지는 몸들이 있어

빛을 받아 발버둥 쳐보지만,

기운 하늘에 슬그머니 거린 태양은

취해 취해 버얼건

서녁 거리

또 하나 경련하는 사지

 

이제는 물처럼

끝?없이 바다로 가는 것이냐

처음이 없으면 끝이 없을 것을

끝의 낭떠러지보다 깊은

초록 순결 뒤

밤을 울며? 내리드는 눈동자 있어

이슬은

서리 서리.

 

덩그럭 떵그럭 

나목 종소리

휑한 벌판의 귀들은 오한이 들고

취해 취해 버얼건

서녁 거리에

지층 속 별빛 화석을 니언?

나와 먼 이공간엔

발꿈치가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