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대에서
권혜경(86)
중원의 푸르름 아래
펼쳐있는 흐름을 알고 있는가.
12만의 귀가
그 옛날 그곳에 있음에도
대문산이 전해주던
가실왕이 아닌 진흥왕을 위한
탄금 소리가,
슬퍼할 수 없는 곡조의 눈물인양
금휴포에 삼켜진다.
알고 있는가.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물새의 날개사이로
천오백 년 한이
뽀얀 물안개처럼 피어오름은,
천둥소리에 끊긴
열두 줄의 화신처럼
그 어느 날 가실왕의 우륵
비운의 탄주가에 닥쳐온
고추 같은 설움은,
한순간 꺼져가는 소나기처럼,
귀를,
눈을,
매장한다.
'한국시 및 감상 > 문예창작반(문창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재율 제3집] 김은정(86) -- 광경 (0) | 2024.11.27 |
---|---|
[내재율 제3집] 권혜경(86) -- 들꽃 (0) | 2024.11.25 |
[내재율 제3집] 권혜경(86) - 길 (0) | 2024.11.22 |
[내재율 제3집] 홍순오(86) -- 가을에 (2) | 2024.11.21 |
[내재율 제3집] 홍순오(86) -- 거리에서 (0) | 2024.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