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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문예창작반(문창반)

[내재율 제3집] 권혜경(86) - 길

by 길철현 2024. 11. 22.

                          권혜경(86)

 

미풍이

나의 뺨을 스치옵니다.

 

이제 막 움트는 어린 풀잎.

투명한 이슬을 업은 채,

영롱한 아침의 빛

정갈한 아침의 정기를 

비추옵니다.

 

길 옆에 아름드리 나무들

옛날・옛적부터 이렇게

서 있읍니다.

머언 교회의 

종소리

유유히 아침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나 이제

걷고

있읍니다.

어머니가 걷던

할머니가 걷던

하이얀 모시 적삼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