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경
김은정(86)
진주빛 바랜 시멘트 담장마다
누런 이불 하나씩 덮고 누운 오후
이제는 가시 돗힌 화려함이
여남은 게 꽃잎으로 흐트러진 너.
지나는 모든 것 발걸음마저
시계에 쫓기듯 서슴지 않고 왔다간 사라져
제철엔 꽃호박이라도 붉게 타고
무진장 쏟아져 내리고
땅거미는 가장 슬픈 표정을 하고는
제 그림자를 주워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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