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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찾는 분들에게/대구 중구

[대구 중구 골목투어, 근대로의 여행] 5코스 남산 100년 향수길--거의 완벽한 일요일 아침 나들이(20250413) 2 (천주교대구대교구청 - 안익사, 성모당)

by 길철현 2025. 4. 13.

골목에서 나와 '천주교대구대교구청'으로 향했다. 이곳에 천주교 관련 시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안으로 들어가보니 엄청 넓은데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대교구는 가톨릭교회의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된 지역의 가장 큰 단위조직으로서 대주교가 관장하는 교구.

 

꾸르실료 교육관

 

Cafe Caritas(사랑, 자비, 아가페). Ubi Caritas Ibi Deus 자비가 있는 곳 거기에 신이 (있다.) 라틴어는 가톨릭이 고대 로마로부터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동선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가까운 성직자 묘지부터 들렀다.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당신에게).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그러니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라, 제기랄.
안익사. 사자가 들어가 절을 생각(천주교 교구청 내에 절이라)했으나 개인 소유의 한옥에다 예전에 외래 환자나 휴양 중인 성직자를 위한 건물 이름을 붙인 것. 설명문이 좀 복잡하다.
제주도의 식물분류에 큰 업적을 남긴 에밀 타케 신부가 1930년대에 심은 왕벚나무.

 

이곳을 지나자 소식이 와서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에 들렀는데, 휴지가 두 군데에 있어서 잠시 행복한 고민을 했다.  

 

그 다음으로 들른 '성모당'이 이 교구청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전대사, 전체 대사? 대사는 면벌, 용서라는 뜻.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전대사 받을 수 있다고.

 

 

프랑에 있는 루르드의 동굴을 본 따 만든 성모당은 일단 그 규모가 상당하다. 초대대구교구장 드망즈(안세화) 주교가 1911년에 이 성모당을 허원(서원)해 1918년에 완공을 보았다. 위에 새겨 놓은 라틴어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는 '원죄 없으신 잉태에 바친 기도에 힘입어'(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바친 허원에 의하여 - 안내문)라는 뜻이라고. 오른쪽에는 나이 지긋한 여성분은 오래 기도를 드리고 있었고, 나도 봉헌함에 거금 만 원을 투척했다.   

이곳에 안치된 이윤일의 성해관. 이윤일은 관덕정에서 처형된 순교자.

 

초를 켤까 말까 하다가 그만 둠.
교황 요한 바오르 II세가 1984년 대구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명패.
초대 교구장 드망즈(안세화) 주교상과 유서.
6대 교구장 최덕홍 주교
제7대 대구대교구장 서정길 대주교
새벽에 내린 빗물을 닦아내고 성모당을 청소하고 계신 분들.
나주성모 율리아는 윤홍선을 가리킨다. 나주는 그녀의 집이 있던 나주를 가리킨다. 기존 교계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았다. 그녀의 '성모동산'을 한 번 가보고 싶군.

 

교구청 건너편에 있는 '살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수녀님들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이 동상을 뒤에서 보는 순간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상이라는 걸 직감했고, 이곳이 또 옛 대건고등학교 부지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나의 직감은 적중했는데, 안타깝게도 김대건은 26살의 젊은 나이에 처형되었다. 국법보다도 더 중요한 종교적 신념이라는 것, 종교의 자유를 허용할 수 없었던 당대의 사정 등은 언제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
어쩌란 말이야! 빨리 나가자. 이 현수막에서 충돌하는 의견들을 읽는다. 다행히도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옛 유스티노 신학교를 지나 대교구청 밖으로 나와 산책을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