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태풍이 상처를 남기고 간 남부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뭉게구름이 하늘에 떠있고, 아파트 인근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는 체육 행사로 요란한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를 보여주는 오늘은, 내 쉰 번째 생일이다. 늘 음력 생일을 쇠어서, 양력 날짜는 억지로 기억하려고 해도 잘 기억이 되지 않아서 오늘도 확인 차 달력 변환기에서 찾아보았더니,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대로 10월 21일이다.
그러니까, 얼추 반백 년을 이 지구상에 발을 디디고 지내온 셈이다. 다시 말해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소감 한 마디 하라고 한다면, 난 아직도 '가장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좋은 것은 젊어서 죽는 것'이라는 예이츠를 인용할 것인가? 아니면 테니슨의 "율리시즈"에 나오는 구절, '인생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들이키리라'(I will drink life to the lees)를 들 것인가?
미래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채로 현재의 내 삶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리라. 그렇더라도, 길철현으로, 한국인으로, 또 지구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내가 환경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이 분명한 대로, 내 욕망이 추구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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