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정에서 나와 낙동강변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농암종택>으로 차를 몰았다. 이때만 해도 나는 농암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강변을 따라 가는 길은 일차선 도로인 데다가 집들도 거의 없어 엄청 오지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농암종택>은 길이 끝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대문부터 위풍당당했다.


요약해보자면 농암 이현보는 조선 시대 연산군, 중종 때의 청빈한 관리이자, 시조 문학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인물이다. 그 중 <어부가>라는 연시조가 대표작으로, 세간에 떠돌던 10장으로 된 것을 5장으로 고쳐 지은 것이다.

예전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겠지만, 655년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선 놀라웠다.



*증손서: 증손녀의 남편
*옥관자: 옥으로 만든 망건의 관자(관자: 망건에 달아 당줄을 꿰는 작은 고리) 당줄 :망건에 달아 상투에 동여매는 줄. 망건당에 꿰는 아랫당줄과 상투에 동여매는 윗당줄이 있다.








강쪽을 바라보니 절벽이 운치가 있었다.


*효빈 : ‘눈살 찌푸리는 것을 본뜬다.’는 뜻으로, 함부로 남의 흉내를 냄을 이르는 말.






















군자 마을에 들렀을 때처럼 한옥의 숲을 지나자 강가로 길이 나 있어서 걸어나갔다.





내가 걷던 곳은 <퇴계예던길>의 일부였는데, 경치도 고만고만했고 피로가 밀려와 조금 걷다가 발길을 돌렸다.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곳은 '맹개마을'로 농암종택 앞 나루터에서 트랙터나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는 오지라고 한다. 이곳에서 만든 소주가 인기가 있고, 농촌 휴양지로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고.






한옥 한두 채를 생각했었는데 농암종택은 65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여행 당시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로 두 눈에다 담고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도 하건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이현보를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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