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판 부부 싸움을 한 K
분을 삭히지 못해
문을 박차고 나와
무작정 차를 몰고
차가 이끄는 곳으로 달려갔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하류마을이라는 뜻밖의 이정표를 발견하고
마을길로 들어섰는데
금계국이며 개망초며 분홍낮달맞이며
그를 마냥 반겨주고
막 모를 낸 너른 들을 마주하자
흙탕물 가라앉듯 화도 차츰 누그러져
고향에라도 온 듯 마음이 푸근했다
인적 없는 마을 경로당
노인들이 친척 어르신 같고
충과 효를 으뜸으로 삼는
닳고 닳은 윤리 강령마저
별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오래된 아담한 교회는
믿지도 않는 신을 믿게끔 했다
별다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는 마을이
그냥 걷기만 해도 정겨웠다
요란스레 짖어대는 개 소리도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도
가볍게 웃어 넘기며
멀고 먼 길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듯
여유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데
정자에 앉아 있던 할머니 한 분
잔뜩 그를 경계하며
뭐 조사하러 나왔어유 묻는다
고향에 돌아온 줄 알았으나
한낱 이방인에 지나지 않는 k
(20260615)
대판 부부 싸움을 한 K
분을 삭히지 못해
문을 박차고 나와
무작정 차를 몰고
멀리 멀리 달려갔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하류마을이라는 뜻밖의 이정표를 발견하고
마을길로 들어섰는데
금계국이며 개망초며 분홍낮달맞이며
그를 반겨 맞고
막 모를 낸 너른 들을 마주하자
화도 차츰 가라앉아
고향에라도 온 듯 마음이 푸근했다
인적 없는 마을 경로당
노인들을 향한 공경심이 절로 들고
충과 효를 으뜸으로 삼는 윤리 강령마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오래된 아담한 교회는
믿지도 않는 신을 믿게 만들 듯했다
별다를 것 없는 마을길은
그냥 걷기만 해도 정겨웠다
요란스레 짖는 개 소리도
가볍게 웃어 넘기며
멀고 먼 길을 돌아 제자리에 돌아온 듯
저녁의 여유를 만끽하는데
정자에 앉아 통화를 하던 할머니
잔뜩 K를 경계하며
뭐 조사하러 나왔어유 묻는다
고향에 온 줄 알았으나
이방인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 k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도 귀에 달다
정자에 앉아 한담을 나누던 할머니들
자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