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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산행기, 사찰, 사당, 문학관

백화산, 284m[충남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동문리](20260622)

by 길철현 2026. 6. 30.

 

[소개]  태안 동문리와 상옥리에 위치한 백화산은 태안의 진산이자 영산이다. 눈 덮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하얀 천을 씌운 듯하다고 이름 붙여진 백화산의 높이는 해발 284m이고 정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과 소나무의 어울림이 좋다. 특히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동문리 쪽에서 백화산을 오르게 되면 태을암을 만나게 되는데, 태을암에는 백제의 보물이라 불리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솔향기길 5코스가 지나가기 때문에, 도보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 특히 백화산 냉천골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을 유지하는 곳으로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찾았던 곳이다. 산이 높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화산(태안)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산행기] 원래 이날 나들이는 부여의 궁남지와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유사한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곳 태안의 마애삼존불입상을 먼저 찾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런데, 서산에서 잠홍저수지와 풍전저수지의 둘레길을 도는 바람에 태안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다섯 시가 다 되어서 마애삼존불만 본 다음 저녁을 먹고 대구 집으로 향하는 것이 될 터였다. 

화동교차로. 오른쪽의 독특한 건물은 투썸플레이스.

 

태안으로 들어오자 높진 않지만 바위산이 내 시선을 끌었는데, 그 산이 백화산이고 마애삼존불은 그 산 정상부 가까이에 있었다. 마애삼존불이 있는 태을암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나무 너머로 보이는 태안 읍내를 카메라에 담고 돌아서자 마애삼존불입상 보호각 신축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관람이 제한된다는 말이 불편하기는 해도 볼 수는 있다는 말일 수도 있다는 쪽으로 해석을 해보려 했다. 

팔봉산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동서트레일 4구간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이 삼존불과 유사하면서도 훨씬 더 유명한 서산 용현리의 마애여래삼존상이 1959년에 와서야 세상에 알려졌으니, 이 삼존불은 그 이후에 발견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그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1966년에 보물로 지정되었고, 1995년에는 흙에 묻혀 있던 하반신 부분까지 발굴하였다. 그러다가 2004년에 이르러 그 역사성과 예술성이 인정되어 국보로 승격되었다. 

대웅전. 경내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나와 거의 비슷한 시각에 도착한 내 또래의 아저씨 한 분이 대웅전을 지나 마애삼존불입상이 있는 곳으로 가다가 돌아나오는 것이 보여서 관람이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다. 어쨌거나 삼존불이 있는 곳으로 가보니, 공사를 한다고 막아놓아서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오늘의 여정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는 듯했다.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둘러 보았다. 공사중인 곳 바로 옆에는 태을동천이라고 새겨 놓은 큰 바위가 있었다. 태을동천 옆에는 '계해맹추해초김규항제'라는 각자도 보이고, 그 밖에 좀 더 작은 글자들도 있다. 

일소계. 한 번 웃게 되는 계곡?
태을동천이라고 새겨진 바위 위쪽은 망양대라고 불리는 곳이다. 바다를 보는 곳인데, 현재는 나무 때문에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바위에 새겨둔 바둑판

 

망양대에 올라서니 바위는 보이지 않고 가람막 너머로 망을 쳐놓은 삼존불이 보였다. 

 

백화산 정상까지 300미터밖에 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을 달랠 겸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부에 오르자 태안 읍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정상부에는 봉수대와 산성이 있었고, 평일임에도 등산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네다섯 명 있었다. 

쌍괴대. 임인년 2월 이기석이라는 분이 홰나무 두 그루를 심은 것을 기념하는 것인 듯.
백제 시대부터 조성된 백화산성.



정상석
봉화대지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내친 걸음이라고 구름다리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625 때 매설된 지뢰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말인가?
산은 낮지만 아기자기한 바위군들이 예쁘다.

 

구름다리를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해가 가장 긴 날이긴 했지만, 여섯 시가 다 된 시각이라 이제는 하산을 좀 서둘러야 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는 싫어서 오른쪽 공군 부대를 따라 난 데크길로 가보았다.  

 

백화산 북봉 제2전망대의 전망은 구름다리에서 본 것과 대동소이할 듯하여 패스하고 데크길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다가 혹시 길이 다른 곳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여 다시 북봉 제2전망대로 올라갔는데, 다른 길이 없어서 태을암 쪽으로 가는 길이 맞는 듯했다. 대신에 태안의 옛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신두사구. 한 번 찾아볼만한 곳인 듯.

 

 

 

북봉 제1전망대에도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두 장 있었다. 

군부대로 이어지는 도로

 

이 도로에서도 마애삼존불입상이 보였다.
정상에서 찰칵.

 

 

차를 타고 태안 읍내로 내려왔다. 초밥이 먹고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뱅뱅회전초밥이라는 곳이 괜찮을 듯하여 그곳으로 차를 몰았는데, 2층에 위치한 식당이 혼자 들어가기에 좀 부담이 되어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려 태안 시내를 돌다가 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한 사람은 받지 않는다고 해서 다시 회전초밥 집으로 갔다. 다소 비싸긴 했지만 이날 처음으로 회전초밥을 경험하고 대구 집으로 향했다.  

백화산이 낮아도 바위산이라는 걸 잘 알 수 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이 7시 40분. 해가 정말 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