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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161029) 좀 큰 문제를

by 길철현 2016. 10. 29.


좀 큰 문제를 생각해 본다. 내 머리가 좀 더 좋고 - 얼마 전에 내가 존경하는 석학의 글을 읽다가, 그 분 또한 자신의 머리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 분의 품성과 관련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프로이트는 자신이 그 당시의 신기술이었던 녹음기와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를 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 그렇지 않더라도 꾸준히 학업을 연마했더라면 사회의 난맥상을 진단하고 핵심적인 묘책 같은 것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세상의 흐름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자신의 생각을 펼쳐볼 수는 있고, 또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 의견 교환이 논쟁의 수준을 넘어서 싸움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 뜻밖의 해결책이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 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국가라는 개념이었던가? 아니면 권력의 속성에 대한 것이었던가?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그 문제는 또 인간 존재를 규정짓는 제1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로 이어진다.


인간의 언어는 그 언어 체계를 숙지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규약이다. 언어가 인간의 상징 질서를 넘어서는 어떤 보편성이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는 것이 나의 언어관이다. 그것은 언어를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인가? 하지만 언어가 없었다면 이런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언어의 역기능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일반적인 언어 사용에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그것은 권력이나, 법, 교육의 형태로 우리를 지배한다. 거기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고 유포한다. 그것은 때로 반란이나 혁명의 형식으로 등장한다. 학문에서는 새로운 이론의 등장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어떤 언어를 갖고 사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이따금씩은 감옥처럼 우리를 옥죄고 있는 이 언어라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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