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제재나 주제를 마치 국가의 명운이 달린 전쟁이나 중대사 혹은 인류의 운명이 좌우되는 일 - 예를 들자면 호머의 [일리어드]나,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 등 - 인양 고양되고 장중한 어조, 그리고 심각한 방식으로 다루는 시이다. 이 경우 시의 제재나 주제는 그 문체와의 괴리감으로 인해 터무니없거나 코믹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바퀴벌레 한 마리의 죽음을 두고 마치 왕이 죽은 듯한 심각한 어조로 시를 써나간다면 그것은 의사 영웅시일 것이다. 이 양식은 영문학에서는 신고전주의 시대에 유행했는데, 적정률(Decorum)을 강조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내용과 문체 사이의 괴리감으로 코믹한 효과를 노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실제로 젊은 귀족이 젊은 여성의 머리타래를 자른 사건을 아주 장중하고 심각한 문체로 다룬 알렉산더 포프의 [머리 타래의 겁탈](The Rape of the Lock)이 이 양식의 대표적인 시이다. 이 밖에도 상대 시인을 풍자하기 위해 쓴 존 드라이든의 [맥 플렉노](Mac Fleckno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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