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는 나에게 보람있고 알찬 그런 한 해였다. 특히 책을 보관해 두던 책방을 정리하고 그 때 돌려받은 전세금으로 1월말에서 2월초에 영국 여행을 다녀온 것은 삶에 대한 나의 폐쇄적인 시각을 바꾸는 하나의 큰 전기가 되었다(영국 여행기는 여행을 하면서 70페이지 정도 일기를 적었기 때문에 그것을 정리하면 되는데 규모가 방대해서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여러 번 언급한 것이지만, 여러 면에 있어서 방식의 차이는 단지 다름이지 틀림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나 자신의 특이성을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지 않고 다소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내지는 받아들이겠다는 쪽으로 시각이 바뀐 것이 가장 큰 소득이리라.
그 다음으로 올 한 해는 '탁구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꾸준히 탁구를 쳤다. 대체로 일 주일 내내 탁구를 치거나, 너무 힘들 때면 일 주일에 하루 정도 쉬는 빈도로 탁구를 쳤다. 허리가 아프고, 어깨에도 무리가 가고, 다리도 무겁고, 혹시 엘보가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지만, 그래서 물리치료를 받고 또 마사지를 받고 해야 했지만, 그래도 큰 부상없이 탁구를 칠 수 있어서 좋았고, 그 덕택에 실력도 많이 늘었고, 여러 차례 입상도 했다(어제도 '대학 시합'에 나가 3위를 했다).
삶이 좋은 일의 연속일 수는 없듯이 여유로운 나의 삶에도 문제가 많이 있다. 우선은 일이 줄어서 경제적인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돌려받은 전세금으로 경제적으로도 다소 여유롭게 지냈는데, 그 돈도 다 떨어지고 대출이 늘고 있다.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현재 상황은 앞으로가 더욱 큰 문제이다.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는 미명 아래 다른 일을 본격적으로 구할 수도 없고, 강사 자리가 있으면 좋으련만 박사 학위가 없어서 그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외를 두어 군데 했는데, 그나마도 이제는 끝이 난 상황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과외 자리를 구해보는 것이 최선책이리라. 그 다음으로는 지출을 좀 줄여야 하는데, 늘어난 씀씀이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전념하지는 못하더라도 논문 준비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하루에 최소한 세 시간 정도는 논문과 관련된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앞으로 2년 정도 후에는 마쳐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제2외국어인 '독어' 준비이다. 운동을 하고 난 다음에 공부를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되지 않으므로 하루 일과는 언제나 공부를 마친 뒤에 운동을 하는 쪽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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