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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

정한모, 김재홍 편저, 한국대표시 평설, 문학세계사, 2000년 8월 15일

by 길철현 2016. 12. 1.

정한모, 김재홍 편저, 한국대표시 평설, 문학세계사, 2000815


(김용직, 박철희 편, 한국 현대시 작품론, 문장)

거의 4개월의 대장정 끝에 이 두터운 한 권의 책을 끝냈다. 그 와중에 나는 최남선에서부터 박노해에 이르기까지 우리 현대시를 다시 살펴볼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새로 접한 시인도 중간중간에 몇몇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시들은 대체로 이전에 한 번쯤은 읽었던 것이다. 이번에 시를 읽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고, 또 평설을 읽으면서 시를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엿볼 수도 있었다.

우리 시에 대한 고찰을 최남선에서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그 이전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내 한문 실력이나, 고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이전 시들을 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자명하지만, 해설이 잘 된 책의 도움을 받아서, 또 끈기를 가지고 도전하겠다는 정신이 필요한 것이리라. 어쨌거나, 나는 문학에 내 목숨을 걸기로, 목숨을 건다는 건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결심했다. 그 결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뚜렷하게 가시화 된 것은 작년 831일과 91일 사이였으며, 올해 들어와서는 그 결심 아래에서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좀 더 치열한 의식을 가지고 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겠다는 마음이 공고한 이상 다른 것은 차후의 문제이다.

내 시공부는 90년대 시인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해서 현재 시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과 함께, 정지용, 백석, 이용악, 김수영 등 내가 예전에 시를 읽을 때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시인들을 한 명씩 차근차근히 공부하는 것 등, 두 측면에서 동시에 행해질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도, 다른 기술을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갖 요소가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비록 성취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그 노력하는 와중에서 우리는 삶을 좀 더 절실하게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걸어나가는 것이다. 뛸 때도 있고, 쉴 때도 있고, 물러날 때도 있겠지만,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걸어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