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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홍콩 여행 - 둘째 날 (161209) [드래곤즈 백(용배, 용의 등) 트레킹, 코즈웨이 베이, 몽콕]

by 길철현 2016. 12. 10.


홍콩을 이틀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역시나 인간은 상황(환경)에 맞춰 살아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용할 수 있는 땅이 적어서 건물은 위로 치솟고, 그 좁은 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으니 도심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내 피상적인 느낌은 도심은 어디든지 명동이고 종로인 그런 느낌.) 그 다음 동생의 말을 듣고 안 사실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계속 체험하게 되는 것인데,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 날 공항 버스에서 내려서 [시티 플라자]라는 쇼핑몰로 들어가 그 속에서 한참을 걸은 다음 곧바로 동생 아파트로 들어갔는데, 도로를 걷지 않고도 이렇게 건물과 건물 사이로 이동이 가능하게 한 것은, 지금은 날씨가 참 좋은 계절이지만, 여름철 비가 많이 오고, 또 덥고 습한 기후에 밖에서 걷지 않아도 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군요. [지하로 연결된 것은 물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잇는 연결 통로도 많습니다. 그런데 도심을 좀 벗어나니 고층 건물도 덜 보이고 우리의 시 외곽이나 주택가와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홍콩 여행은 쇼핑과 다양한 음식의 체험이 주요 부분이라고 보통 이야기 하는데, 대다수의 관광객들이 하지 못하는 혹은 하지 않는 다른 즐거움은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걸어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날은 동생과 같이 홍콩 섬 동남쪽에 있는 [드레곤즈 백](Dragon's Back, 용의 등)이라는 트레킹 코스를 걸었습니다. 코스를 완주하면 4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지만 동생과 나는 중간부터, 그것도 보통 걷는 것과는 반대방향으로 걸어서 한 시간 반 정도 트래킹을 했습니다. 난이도는 우리 동네 뒷산 수준이고(정상의 해발이 284미터 밖에 안 됨), 산 자체는 별로 볼 것이 없지만 능선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전망이 괜찮았습니다. 홍콩에서는 꽤 유명한 트래킹 코스라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중국인은 물론 백인 외국인 -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르지요 -들도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영에서 국내에서 제일 긴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본 남해의 조망이 더 낫지 않나 하는 느낌인데, 동생에게 차마 그 말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날과 그 다음 날 두 번의 트레킹(하이킹) 경험을 바탕으로 홍콩의 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홍콩의 산 자체는 우리의 설악산이나 소금강 등 기암괴석이 넘쳐나는 화려한 면모는 없습니다. 제일 높은 산(타이모 산)도 천 미터가 채 되지 않지요. 대신에 트레킹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호수나 바다의 조망이 일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드래곤즈 백]보다는 다음 날 걸은 [맥리호즈] 2코스가 훨씬 좋다고 할 수 있는데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좀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산세나 계곡 등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우리나라의 나무며 야생초의 이름도 잘 모르지만 이곳의 식물들은 그렇게 낯설지는 않으면서도 아는 것이 없더군요. 대나무 정도가 눈에 익다고 해야 할까?














 




코스의 이름은 [Dragon's Back]이고 정상이 있는 봉우리는 영어로 [Shek O Peak]라고 부르네요. 한자는 읽기가 힘드네요.




능선에서 남서쪽으로 보이는 풍경. 빽빽한 아파트 단지가 인상적.



제부 회사가 있는 [코즈웨이 베이] 부근의 식당에서 제부와 동생과 함께 점심[딤섬]을 먹고 [타임 스퀘어]라는 유명한 쇼핑몰 앞에서 한 장.


정말로 맛있는 [에그 타르트]라고 해서 동생과 같이 가서 후식으로 먹었는데(그것도 삼십 분 정도 기다려서) 정작 동생은 먹지 않아 내가 두 개를 다 먹어야 했는데. 잘 만든 계란빵이 혀끝에서 어쨌는지 달콤하고 담백?


내 지갑이 많이 낡아 구경도 할 겸해서 동생과 지하철을 타고 [카우롱 반도]에 있는 [몽콕]의 시장으로 갔습니다. 지갑을 하나 싼 가격에 구입을 했는데, 반 이상 깎고도 동생은 속은 듯하다고 투덜거리더군요.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저녁에는 [한국 국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조카의 크리스마스 공연에 갔다왔습니다. 초등학생들의 무대라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상당히 연습을 많이 한 듯했지요. 난 그냥 힘차게 박수를.



공연 뒤에는 제부와 함께 바닷가 술집에서 맥주를 여러 병 마시며 단 둘이 오붓한 시간을. 사진은 해협 건너편에 있는 카우룽[구룡] 반도의 [쿤퉁] 지역.


그렇게 홍콩에서의 이틀 째 밤은 저물고.  (3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