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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홍콩 여행 셋 째 날 - 맥리호스 트레킹 (2구간), 홍콩 탁구 클럽 (Cornwall), 침사추이와 센트럴 등

by 길철현 2016. 12. 11.


전 날에 이어 이 날도 트레킹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동생은 물론 휴일을 맞은 제부도 동행했습니다. 제부는 5년 정도 홍콩에 있었으면서도 이곳은 처음 간다고 하더군요(돌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맥리호스 트레킹 코스는 카우룽[구룡] 반도의 동쪽 끝에 있는 [Sai Kung East Country Park] 내의 지역인데, 동생은 총 10개의 구간 중 2구간이 가장 경치가 좋다고 말하더군요. 이전 글에서도 썼듯이 홍콩의 산들은 대체로 육산으로 입이 벌어지게 하는 절경은 없다고 해야 하겠지만, 대신에 산과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져 나름대로 독특한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트레킹 코스의 오른편에는 샤프 피크[Sharp Peak]라는 봉우리가 뾰족한 - 무늬는 약간 융프라우를 닮은? - 산이 있었는데 꽤 높다는 생각과는 달리 해발은 468미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바닷가라 실제 고도가 생각보다 낮은 것이겠지요(그곳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는 느낌이 또 다를 터인데 시간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포기).


동생 집이 있는 사이쿠싱에서 이곳까지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먼저 지하철을 타고 카우룽 반도의 [항하우] 역까지 간 다음 버스로 갈아 타고 [사이쿵] 지역으로 이동, 거기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했지요. 그런데,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이미 출발해서 택시를 타고 가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 차례가 오기까지는 한 시간 가량이 걸렸습니다. 홍콩 택시는 운전수를 제외하고 4인승과 5인승 이렇게 두 종류가 있고, 홍콩 섬 택시(빨간 색)와 카우룽 반도 택시(초록 색)는 기본적으로 자기 지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한 없이 초록 택시를 기다리고, 홍콩 섬의 빨간 택시는 홍콩 섬으로 들어갈 손님들을 기다리고.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절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초록 택시를 기다리는 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사이쿵에서 트레킹 장소까지의 주변 풍경은 시골의 휴양지의 모습이어서 도심의 마천루들과 사람들로 넘쳐나는 좁은 거리가 주는 활기가 넘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한 느낌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맞은 편에서 오는 차와는 교행을 해야 할 정도의 좁은 도로를 한참 달려서 목적지이자 트레킹의 출발지에 도착했지요.




출발한 곳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동생이 깨면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동생은 사이완 마을 부근이라고 하는데 동생도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고 하는 군요. 이 2구간도 다 걸으면 4시간 이상 걸리는데 우리는 3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어(밤에 충전을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안 된 모양이었습니다)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동생의 휴대용 외장 배터리를 이용하여 재충전.







이곳에 가기 전 안내책자를 보니까 엄청나게 큰 호수가 있어서 동생에게 호수는 안 지나느냐고 물었더니, 호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이 장관은 분명 지도에서 본 호수가 맞아서 동생과 잠시 옥신각신했는데, 제부가 구글로 검색을 해보더니 저수지가 맞다고 확인을 해주었지요. 동생은 이 호수를 바다라고 착각을 한 것이지요. 나중에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좀 더 조사를 해보니 원래 이곳은 바다가 맞았습니다. 중국이 1967년 홍콩 소요에 대한 반발로 물 공급을 차단하자, 홍콩도 자체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곳에 큰 댐을 건설하여 바다였던 곳이 저수지가 되고 섬은 육지의 일부가 되었다는 군요. 이 저수지의 이름은 [High Island Reservoir](1978년 완공), 크기는 상당히 크다는 말 외에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데 경기도 내의 큰 저수지인 이동 저수지나 고삼 저수지보다도 더 큰 느낌이었습니다.  


산길은 대체로 평탄하고 시멘트로 포장까지 해놓아서(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름철에는 너무 진흙길이 되는 것인지?) 어제와 마찬가지로 산책을 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몸이 가벼운 동생이 다람쥐처럼 재바르게 앞장을 섰고, 몸이 좀 무거운 제부도 별로 힘든 기색 없이 잘 뒤따라 가고, 탁구로 단련된 저야 과도한 운동으로 항상 다리가 좀 무겁지만 걷는 것이 뭐.   




고개를 하나 넘자 이번에는 바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까 자꾸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맥리호스는 최장기간 동안 홍콩의 통치자(governer)였고, 하이킹을 좋아해 [컨츄리 파크]를 제정해 나갔던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네요.)




자동 촬영을 하지 않고 수동 촬영으로 했더니 이상한 사진이 나왔는데 나로서는 상당히 몽환적인 장면으로 비칩니다.



첫 번째 해변 사이완

두 번째 Ham Tin Wan

마을 Che Kang


[미완성] (4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