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1898)
4독 [190503-04] (06 작성)
이 작품은 이번으로 네 번째 읽게 되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재미있고 쉽게 읽었다. 물론 주석본으로 읽지 않았다면 선박과 관련된 많은 용어들 때문에 애를 먹었으리라. 20년도 더 전에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이지 후반부는 글자만 읽었다. 당시 영어 실력이 부족했고, 작품이 별다른 흥미를 주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짧은 작품이니까 참고 읽자는 그런 심사였기 때문이리라.
이 작품이 콘래드의 소설 이력에서 갖는 중요성은 '말로'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콘래드의 문학적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말로를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실제로 콘래드가 이등항해사로 [팔레스타인](작품에서는 주데아Judea라고 함)이라는 배에서 겪었던 일을 약간의 세부적 변화만을 준 자전적인 작품이다(콘래드는 이 작품에 대해 '정확한 자서전(exace autobiography)'이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나 자전적인가 하면 배의 선장이나 일등항해사의 이름조차도 거의 그대로 사용할 정도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의 서사 방식인데, 콘래드는 나이가 든 말로가 어느 선술집에서 20년도 더 전의 일을 회상하며,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청자 중의 한 명이자 작품을 열고 닫는 역할을 하는 익명의 인물을 통해 매개하게 한다는 것이다. 콘래드는 이 서사 방식을 [어둠의 심연]에서 다시 한 번 사용하면서, 더욱 심화시켰다.
젊은 시절의 낭만과 에너지, 어리석음과 중년의 말로의 환멸감, 냉정성 등이 대비되면서 [어둠의 심연]에서 볼 수 있는 말로의 인생에 대한 애매모호한 논평이나, 시간의 전도 등이 없는 단순한 작품이어서(콘래드는 하룻저녁에 이 작품의 초고를 썼고, 일 주일만에 완성을 했다고 한다)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말레이 제도'로 대변되는 동양을 신비화하고 다소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 듯한 인상(이 당시엔 이미 이 지역은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는데)으로 인해 제국주의적 색채 또한 드러나고 있는 그런 작품이다.
재독[1412? ]
긴 단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콘래드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Heart of Darkness]와 마찬가지로 말로가 나를 포함한 네 명에게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Judea(실제로는 Palestine)라를 배가 몇 번의 지체 끝에 방콕을 향해 떠나지만 결국에는 화물인 석탄에 화재가 나서 배가 전소되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배에 대한 묘사는 포의 [The Narrative of Arthur Gordon Pym]과 비교해볼만 하다고 할 수 있는데, 포의 작품이 리얼리스틱하면서도 공포로 치닿는다면, 이 작품은 당시 소설들의 전통적인 리얼리즘에 충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콘래드의 큰 내면의 문제, 아버지나 조국으로부터의 분리, 아버지를 이겨나가는 것(선장이 탄 보트보다도 자신이 이끈 보트가 먼저 육지에 도착한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것에서) 등 오이디푸스적인 것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끔찍한 과거로부터의 단절, 혹은 도약”을 이 작품을 통해 꿈꾸고 있다고나 할까?
이 작품은 두 번째로 읽는데, 배와 관련된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읽는 것이 쉽지 않다.
[Oxford]407-08
- Palestine -Judea
- the boys adventure story
- Out of the material of a boys' story I've made Youth by the force of the idea expressed in accordance with a strict conception of my method. (Blackwood. II 417)
- 하루만에 개요를 쓰고, 1주일만에 초고를 마쳤음. (콘래드가 이 작품을 완성시킨 시기에 대한 엇갈리는 진술들.) [L II 194. Knopf]
- It is exact autobiography. (194)
* The End of the Tether
일단 이 작품은 내용에 비해 너무 길지 않은가(분량이 거의 150페이지에 이르기 때문에 분량만 놓고 보자면 짧은 장편 소설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작품이 단일한 효과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단편 소설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콘래드의 후기 소설 중 Secret Agent, Victory 등은 분량에 비해 다루는 사건은 장편소설 특유의 복잡성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그래서 지루한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 듯하다. 마지막 배가 침몰하기 전까지는 사건다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전반부의 그 긴 설명이 마지막 파국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묘사될 필요가 있는가? 이런 점이 이 작품은 잡지에 먼저 게재되지 않고 곧바로 책에 실리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명망 있는 뱃사람인 Whalley 선장이 자신의 돈을 예금해 둔 은행이 파산하는 바람에 노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고,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재산인 보트를 팔아 딸의 하숙 사업의 자금과 또 딸에게 물려줄 유산을 마련한다. 그는 이 유산을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 악명이 높은 Massy라는 선주(원래 배의 엔지니어였으나 복권이 당첨이 되어 큰 돈을 받음)와 손을 잡는데, 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에 눈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게 된다. 딸에게 물려줄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서 그는 선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힘든 그런 상황을 숨기고 급기야는 그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곤궁에 처한 Massy가 배를 좌초시키자 그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그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항해사 Stern, 또 자신을 대신해서 자신의 눈이 되어 주는 동남아계 선원(serang) 등도 있다.
이 작품에도 이런 이야기(tales)에서의 콘래드의 기본적이 패턴이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 곤경에 처한 주인공, 그를 돕는 인물, 그리고 그를 파멸시키는 악인, 이 세 축으로 작품이 전개되고 이러한 점은 콘래드가 작품을 구성하는 독특한 방식,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가는 복잡한 시간 전개 방식이 아니라면 다른 빅토리아 조 소설과 큰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게 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Almayor's Folly]에서처럼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극단적으로 강조되는데, 가족애의 지나친 강조 또한 19세기적이고 낭만적 내지는 감상적인 느낌까지 준다. 그러나, 이 점을 좀 달리 생각해보면, AF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관계가 특히 아버지에게 있어서 이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끈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AF에서 올메이어는 딸 Nina를 Dain에게 내어주고는 파멸하고 만다.)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결국에는 내어줄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콘래드는 말하고 있는가? 죽음으로서라도 지켜야 하고, 또 그가 일생 동안 쌓아 올린 명예마저도 저버려야 하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에서는 딸 Ivy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아버지의 애정에 값하는 그런 슬픔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콘래드 작품에서는 전체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이 부분, 이것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리라.)
[인터넷]
The main theme
Despite its setting as a maritime tale (like so many of Conrad’s other works) the essential theme of this piece is money.
Whalley has amassed a fortune through hard work and honest dealing – but it is largely swallowed up by the collapse of a bank.
He had not been alone to believe in the stability of the Banking Corporation. Men whose judgement in matters of finance was as expert as his seamanship had commended the prudence of his investments, and had themselves lost much money in the great failure.
After selling the Fair Maid he is left with a lump sum of £500 and £200 for his daughter’s dubious investment in the Australian lodging house. He is quite prudent with the £500, and ties it into the agreement with Massy for a fixed period, with strong protection clauses. But it does tie him to co-operation with a villain.
Massy on the other hand is entirely motivated by dreams of easy wealth. Having won the lottery once, he has become addicted to gambling, and his greed is such that he cannot believe that Whalley hasn’t got more than the £500. Massy wants to exhort more money from him – not to promote their business ventures, but to fuel his gambling lust.
He is prepared to shipwreck the Sofala in order to claim the insurance (as its owner) and Whalley (as its captain) is eventually prepared to go down with his ship because he cannot face his incipient blindness, which deprives him of the very skill that made his fortune in the first place.
Conrad deploys a bitterly ironic twist when Captain Whalley puts into the pockets of his own jacket the very pieces of scrap iron Massy has used to deflect the ship’s compass. Whalley knows that it is possible for bodies to resurface from the maelstrom of a sinking ship, and he does not want to survive his own watery 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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