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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최찬식, 추월색 [2010년]

by 길철현 2016. 12. 16.

*최찬식, 추월색


이해조의 작품을 읽으면서도 심히 염려가 되는 부분이었지만,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것이 자칫 세계에 대한 성찰이나 반영에서 벗어나, 일반 독자의 요구에 영합하여 흥미위주로 흐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의 엄혹함은 사상하고, 주인공 남녀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하여 폐쇄적으로 안녕을 구한다는, 권영민이 제시한 것처럼, 행복-고난-행복이라는 구도를 따라 전개되는, 통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야기가 이야기로서 흥미로워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와 함께, 진지한 작가라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자신의 이야기와 삶과의 관계가 최찬식에 있어서는 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신소설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한 징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