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송성욱, 민음사(100814)
서양 소설은 그런대로 많이 읽었고, 우리 현대 소설도 많이 읽은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전대소설에는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사실 현대인의 세련된 감수성에는 유형화되고 선악구도가 분명한 예전 작품들은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번에 이해조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곁가지로 이 [춘향전]도 집어 들었는데, 우리 소설의 전통이라는 것이, 혹은 이야기 문학의 전통이라는 것이, 상당부분 이전 작품의 ‘인용’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 작품에 무엇보다도 감동하는 것은--혹은 내게 개인적으로 꼭 와닿았던 것은--춘향의 그 지순한 마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절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은 춘향의 마음에 화답하는 이몽룡이 있기 때문이요, 이 두 사람을 괴롭히다 파멸하고 마는 악역을 잘 소화해 준 변학도가 있기 때문이다.
[춘향전]의 세계는 시련은 있어도 비극은 없는 세계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꿈의 세계이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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