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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호수 시편10

이윤학 - 저수지 저수지                                 이윤학 하루종일,내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그 저수지가 나오네내 눈 속엔 오리떼가 헤매고 있네내 머릿속엔 손바닥만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한없이 깊은 거울인 줄 알았을 거네세상에,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믿었을 거네 거꾸로 박혀 있는 어두운 산들이돌을 받아먹고 괴로워하는 저녁의 저수지 바닥까지 간 돌은 상처와 같아곧 진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섞이게 되네 이윤학.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문학과지성사. 1995.  - 마음의 상처와 싸우고 있는 화자, 화자는 저수지 바닥에 깔린 돌을 자신의 상처의 등가물로 보는가? 시간과 인내가 상처를 치유해 주는가? 아니면 상처는 우리의 일부가.. 2024. 10. 17.
이해리 - 첫눈 내린 수성못에 첫눈 내린 수성못에                                    이해리 첫눈 내린 수성못에 낮달이 떴다썰다 실수한 무 조각같이 얇은 달이수면에도 한 조각 빠져 있다어느 먼 북방에서 방금 날아온 가창오리 몇 마리수성못 첫눈 몇 송이 쪼아먹고 못에 빠진 낮달도한 조각 살짝 맛본 후이번 겨울은 여기 눌러살 작정을 한다 이해리. [수성못]. 학이사. 2020. 118.  - '썰다 실수한 무 조각같이'라는 직유가 성공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아리송하지만, 게다가 '수성못 첫눈 몇 송이 쪼아/ 먹고 못에 빠진 낮달도/ 한 조각 살짝 맛본 후'에서 호흡을 비튼 행갈이가 효과적인 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첫눈이 내린 날의 수성못과 그 주변의 찰나적 풍경을  이미지즘적으로 잘 담아낸 느낌을 준다. 2024. 8. 21.
이재호 - 호암지[충북 충주시 호암동] 2023. 9. 12.
이성복 -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 (지슬지)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 ​ 이성복 ​ 그 봄 청도 헐티재 넘어 추어탕 먹으러 갔다가, 차마 아까운 듯이 그가 보여준 지슬못, 그를 닮은 못 멀리서 내젓는 손사래처럼, 멀리서 뒤채는 기저귀처럼 찰바닥거리며 옹알이하던 물결, 반여, 뒷개, 뒷모도 그 뜻 없고 서러운 길 위의 윷말처럼 비린내 하나 없던 물결 그 하얀 물나비의 비늘, 비늘들 (용어 설명) 죽지랑 : 신라의 화랑. 그와 득오의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나온다. 반여 : 윷판의 중앙 (방) 뒷개 : 윷판의 첫 밭에서 앞밭으로 꺾이지 않고 일곱째 되는 밭 (앞밭 : 모의 자리) 뒷모도 : 윷판의 뒷밭에서 안으로 꺾인 첫째 밭 (뒷밭 : 윷판의 둘레를 따라 여섯 번째 자리인 뒷도부터 열 번째 자리인 뒷모까지의 밭. 또는 열째 밭) (감상) 왜 이성복은 지.. 202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