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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227

집시의 자손 오뉴월 한낮 그 땡볕에도 문을 나서야 한다 우리에 갇힌 야수마냥 불안한 걸음을 걷노라면 어느새 바닷가 조각배는 부서지고 거친 파도만이 으르렁 거릴 뿐 어쩔 줄 모르는 몸부림에 하늘을 보면 잃어버린 옛날인양 유유히 흘러가는 저 구름 피가 끓는다, 가슴 깊이 감춰진 피가 노래도 춤도 전혀 모르건만 솟구치는 피는 멈출 길 없다 (198511**) 2016. 4. 14.
돌아오는 길에 돌아오는 길에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보았네 한 계집애 두 손 가득 모래 움켜 스쳐가는 나에게 흩뿌렸네 모래는 금꽃으로 나리고 장난어린 두 눈엔 넘치는 환영 *** 돌아오는 길엔 대추들이 유난히도 붉었다네 (198510**) (20230815 수정) 돌아오는 길에 돌아오는 길에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보았네 한 계집애 두 손 가득 모래 움켜 스쳐가는 나에게 흩뿌렸네 모래는 금꽃으로 나리고 장난어린 두 눈엔 넘치는 환영 빛나는 눈동자여, 이 아저씰 끌어주렴 그 비밀의 문으로 돌아오는 길엔 대추들이 유난히도 붉었다네 (198510**) 2016. 4. 14.
작은 섬 고속버스 타고 집으로 가는 길 바람결에 날아가는 버스야! 단조로운 풍경에 싫증난다 마술처럼 눈이 눈을 뜨게 하고 연못 한 귀퉁이에 떠있는 환상 너도 저 작은 섬의 아름다움 안다면 잠시만 천천히 달려주렴 (198507) 2016. 4. 14.
새끼고양이 새끼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몰래 들어와 먹을 것 하나 없는 내 아파트로 들어와 무심히 닫힌 문에 감금되어 낯선이와 하룻밤을 동숙하네 집이 그리워 새끼고양이 밤새 애기 울음으로 내 꿈 어지럽혀도 잠에 취한 나는 그 울음 목 졸라 질식시켜 버리네 목 졸린 울음 내 가슴에 몰래 내려앉아 무거운 두 눈 무거운 두 발 허우적허우적 화장실로 나아가는데 새끼고양이, 무거운 두 눈 화들짝 들어올리네 울음소리 쿵하고 떨어져 내리네 불안과 침묵의 한순간이 지나고 너는 내게로 다가와 발을 내미네 나도 가만히 네 등을 쓰다듬네 길 잃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 (19980602) (19980722) (20000618) (20040715) (20230830)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숨어들어와 .. 2016.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