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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책을 읽다32

다자이 오사무 - 인간 실격. 김춘미. 민음사. 1948(2004). - 읽고 나서 이 작품의 주인공 요조는 한 마디로 사회 부적응자이고, 또 다르게 보자면 인간 사회의 무서운 이면, 이기심, 위선, 생존 경쟁 등을 고발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긴 해도 모더니즘 작품의 주인공, 이상의 '날개'의 주인공의 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인물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1940년에 발표된 '직소'는 유다의 배신을 다룬 작품으로 예수에 대한 사랑과 질투, 실망 등이 뒤엉킨 작품이다. - 발췌 (인간 실격) - 서문 11) 그 얼굴에는 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상조차 없다. - 첫 번째 수기 17)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익살이라는 가는 실로 간신히 인간과.. 2024. 2. 11.
나혜석 - 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 가가날. 2018. 나혜석(1896-1948)/ 1927-1929 - 읽고 나서 나혜석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인물이다. 한 마디로 그녀는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신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라는 타이틀을 가졌고, 또 유부녀임에도 유부남(?)인 최린과의 연애 사건으로 당시 조선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당대 관습과 맞지 않는 도발적인 사고 등에 대한 사회적 압박감으로 정신병을 앓다가 결국에는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변호사였던 남편과 함께 2년 동안 구미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라고 할 만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구미 각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기록한 이 글은(화가로서의 시선이 두드러진다) 소련을 .. 2024. 2. 1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이영의. 민음사. 1962(1998). - 읽고 나서 솔제니친은 자신의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다른 날과 별로 다르지 않은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담아내었다. 독재 권력 아래에서 인간의 인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시되고, 개개인은 생존을 위해 또 얼마나 몸부림쳐야 하는지를 가감없이 살려내었다. 문학이 힘을 갖는 것은 바로 이러한 때일 것이다. - 발췌 - 슈호프(이반 데니소비치) 23) 수용소 생활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아침 식사 시간 십 분, 점심과 저녁 시간 오 분이 유일한 삶의 목적인 것이다. 31) 배가 따뜻한 놈들이 한데서 떠는 사람의 심정을 무슨 수로 이해하겠는가? (슈호프) 50) 1951년 새해가 되어 슈호프는 연간 두 통의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166) 계단 위에 있는 작은 전등이 추위에 가만히 떨고 있다. 얼어서.. 2024. 2. 10.
이원복 - 먼나라 이웃나라 8 : 일본(2. 역사 편). 김영사. 2003(2010). - 읽고 나서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복잡한 정권 교체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윤곽은 잡을 수 있었다. 일본의 역사 또한 끊임없는 정권 찬탈의 역사인데, 흥미로운 사실은 덴노 체제가 형식적이나마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는 것이다. 일본의 중세는 형식적인 지도자와 덴노와 바쿠후의 우두머리로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었던 쇼군의 2원 체제였는데, 덴노 쪽에서 실권을 잡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본의 역사에서는 외세의 침입이 없었던 반면에 일본 내에서는 권력을 두고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다는 것, 그리고 일본 내부가 평온할 때는 두 번에 걸쳐 중국까지 넘보았다는 것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차세계대전의 패배로 일본의 군국주의는 한풀 꺾였으나 .. 2024.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