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그밖의영상들

[경주]를 경유하다 - 봉자개[Feng Zakai] (3)

by 길철현 2019. 4. 9.

Related image

 
사람들 흩어진 후에, 초승달이 뜨고 하늘은 물처럼 맑다.
 

언젠가 [경주]에 대해서 쓴다면 이 그림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이 그림은 이 영화처럼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봉자개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인지부터가 풀기 힘든 숙제였는데, 오늘은 검색에 이 인물이 실존 인물일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도 가까운 인물(1898-1975)이라는 것과, 영화 속에 나오는 이 그림도 그의 작품 중 하나라는 걸 확인했다. 그것은 감독인 장률이 그의 기질상 '장난'을 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그림에 있어서의 더 큰 수수께끼는 그림과 적힌 글귀의 불일치였다. 그림의 달은 분명 그믐달에 가까운 형상인데 왜 초승달이라는 말을 할까? (물에 비친 모양인가?) '초승달이 뜬다'는 번역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영어 번역은 '초승달이 갈고리처럼 떠 있다'(The new moon a hook)라고만 되어 있다.
 
봉자개는 달 그림을 꽤 그린 듯한데 왜 이렇게 쓴 것인지, 어쨌거나 장률이 뭔가 트릭을 부린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아하, 하늘이 물이 되었구나. 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