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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미야자키 하야오[1979]

by 길철현 2021. 3. 23.

[영어] Lupin III : The Castle of Cagliostro

 

만화 영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용 만화 영화 데뷔 작품. 불면증에 시달리던 올해 초, 언제인지 그리고 그 내용도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뭔가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는 느낌이 남아 있는 그의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기억에 이끌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다운받아 보았는데, 귀신들의 세계로 들어간 치히로가 여러 모험을 겪으면서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는 이야기가 풍성한 에피소드들과 특색있는 캐릭터들로 인해 나에게 적지 않은 위안을 주었다. 그 여파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고 몇 자 적으려 인터넷 자료들을 검색하다 보니, 이 영화가 그의 극장용 만화 영화 데뷔작이라고 해서 이 영화도 시청했다.

 

40년 이상 된 영화임에도 구닥다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단순히 어린이 용 만화 영화라고 하기에는 복선도 많고 줄거리도 다소 복잡하다.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이지만, 작품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위조 지폐 사건(이 위조 지폐 제조는 국제적인 이해 관계 가운데 묵인되는 측면도 있다)과 강제 결혼 등으로 가볍지는 않다. 루팡의 후손인 루팡 3세는 초인적이면서도 때로는 허당인 면모도 있어, 총상을 입고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한다. 도둑이면서도 거대 악을 까발리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기도 하면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코믹 액션 활극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실사 영화라면 당시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들었을 장면들을 자유롭게 그려내며 흥미진진하게 전개해 나간다.

 

국내에서는 2017년에 개봉을 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영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실사 영화에서도 CG 등으로 이 영화의 장면들 정도는 충분히 구현해 내기 때문에 굳이 이 만화를 찾아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