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꽃
늙은 여인
검은 흑빵을 먹는
탄광촌의 사람들
막장 속의 검은 계단
미쳐버린
비참한 신
고통
고통
그리고 또 살아야 할 고통이 있었을 때
나의 눈동자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기를 거부했다
죽어 누운 바위
어느 비참한 사물의
누추한 진흙덩이 몸뚱이 속에서라도
태초의 광명
신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믿고 싶었기에
나의 해바라기는
미쳐버린 레몬황색으로 이글거리고
나의 보리밭은
저주와 환희를 뒤바꾸는 펄럭임으로
하는 수없이
지상을 해체해야만 했다
미치광이 화가여
너는 왜 삶과 세상을 찢고
보는 것마다
폭풍화시키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그러면 나는 대답하리라
세상은 죽음과 가면으로 가득차 있어서
그 베일을 찢어버리는
순간이 아니면
신의 고운 빛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폭풍 속에만 진실한 고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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