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소설

허균 -- 홍길동전. 김탁환 풀어 옮김. 민음사

by 길철현 2022. 3. 15.

우리나라 고전소설은 대략 860종 정도 된다고 보는 모양이다. 그 중 내가 읽은 것은 [금오신화], [구운몽], [춘향전] 정도이다. 영국소설사에서 Romance에서 Novel로 넘어가는 중요한 변별점은 '초자연적인 이야기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면과, 개인의 내면 세계가 부각된 것이라고 할 때 내가 읽은 고전소설들은 Romance에 머무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춘향전]은 초자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나 등장인물들의 내면 세계가 부각되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 작품은 그 전개가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데가 있다. 

 

최초의 한글소설로 알려진 이 작품은 '연산군 시절 실존 인물인 도적떼의 두령 홍길동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신적인 능력을 지닌 홍길동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전형적인 영웅소설이다(다수가 허균이 이 작품의  저자로 보고 있지만 그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탁환은 이 작품이 '허균을 비롯한 무륜당의 서자들의 눈에 비친 조선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판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갈망 그리고 율도국으로 대표되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 등이 병존'하는 작품이라고 정리하고 있는데, 홍길동의 능력은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작품 전체에서 긴장감을 느끼기 힘들다. 또 그렇기 때문에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도 불교나 절에 대한 것만 두드러질 뿐 다른 것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아이러니컬한 점은 허균이 불교를 신봉한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탄핵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이 작품의 저자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작품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한 개인의 힘에의 의지가 그대로 구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발제]

15)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66) 불교에 대한 비판

 

[작품해설]

158) 허균은 광해군을 도와서 여러 가지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역모 혐의로 체포되어 처형당한다

159) 허균을 비롯한 무륜당의 서자들의 눈에 비친 조선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판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갈망 그리고 율도국으로 대표되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 등이 병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