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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고호 2 -- 이상희

by 길철현 2022. 3. 16.

새벽 세 시 반

꿈의 천창으로 얼핏

지나가는 그가 보인다

여자의 비린 맛도 모르고

찬 커피와 검은 빵을

씹던 사내가 

화구를 편다

새벽 세 시 반 잠든

얼굴 위로 가끔

떨어지는 그대 살점

붓을 쥔 채 까무라치는

까무라치면서 자신을 노려보는

노려보면서 다시 일어나는 그대

촛농처럼 뜨겁게 고여온다

새벽 세 시 반 잠든 몸에서

빠져나와 울고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