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반
꿈의 천창으로 얼핏
지나가는 그가 보인다
여자의 비린 맛도 모르고
찬 커피와 검은 빵을
씹던 사내가
화구를 편다
새벽 세 시 반 잠든
얼굴 위로 가끔
떨어지는 그대 살점
붓을 쥔 채 까무라치는
까무라치면서 자신을 노려보는
노려보면서 다시 일어나는 그대
촛농처럼 뜨겁게 고여온다
새벽 세 시 반 잠든 몸에서
빠져나와 울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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