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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잃어버린 시절의 이야기 4 -- 연못가에서

by 길철현 2022. 6. 10.

잃어버린 시절의 이야기 4

                             -- 연못가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미소 머금고

아이는 소녀의 손을 이끌었다

 

햇살은 연못 위에, 소녀의 어깨 위에

아이의 얼굴 위에 은은하게 빛났다

 

아이 참, 물도 맑네, 마셔도 되겠다

지저귀듯 소녀가 속삭였다

 

아이가 한 움큼 물을 움키자

손가락 사이로 은구슬이 알알이 떨어져 내렸다

 

물안개가 조금씩 피어올라

소녀와 아이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8712,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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