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대체로 시대극이다. 그렇지 않은 영화는 [변산]과 [소원] 두 편인데, [변산]은 다소 실망스러웠고, [소원]은 따뜻함이 다소 버거운 영화였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영화는 연산군을 소재로 한 [왕의 남자]였는데, 왕가 내 부자의 갈등을 그린 [사도]가 압권이라면 압권이었다.
정약전의 흑산도에서의 유배생활을 그린 [자산어보]는 2016년에 나온 [동주]처럼 흑백 영화로 컬러로 한 것보다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정약전과 함께 창대라는 젊은 어부가 두 축을 이루며 끌고 나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조선말의 상황을 담아낸 시대극인 동시에 두 사람의 우정을 그려낸 영화이다.
1801년의 [신유박해]와 그에 얽힌 정약전과 정약용 집안의 몰락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김훈의 소설 [흑산]에도 그 내막이 잘 드러나 있지만(읽은 지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국가 권력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권력 다툼의 피바람 속에서 천주교 박해는 명분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특히 다른 나라의 군사력을 빌리려고 한 내용을 담고 있는 황사영의 백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방편이라고 해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엄청난 논란거리를 담고 있었다.
유배지에서도 정약용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사상을 담은 글들을, 그리고 정약전은 해양 생물학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자산어보]를 창대라는 젊은 어부의 도움을 받아 저술하여 후대에 길이 남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이준익은 차분하게 풀어내었다. (머리가 피곤해서 글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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